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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와 文, 北 비핵화 기대수준 낮춰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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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미·북정상회담이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대보다는 회의론을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부터 기대 수준을 낮춰 잡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기자들을 상대로 "긴급한 시간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보기 원하지만 당장 핵 또는 미사일 실험이 없는 한 서두를 게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김정은을 상대로 '급한 것은 내가 아니다'는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 첫 번째다. 미·북협상은 김정은에게는 체제를 건 게임이지만 트럼프에게는 여러 이슈 중 하나일 뿐이다. 양자가 느끼는 부담의 정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둘째, 이런 언급은 실무협상 진척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한때 미국은 수년 내에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도달할 것이란 목표를 공공연히 언급하곤 했으나 언젠가부터 구체적인 시간표를 말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이 협상이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 점에서 임기가 있는 트럼프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쉽게 양보할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트럼프와 통화하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북핵 협상 진전 시 북측에 줄 경제적 보상을 한국이 기꺼이 부담하겠다는 의미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성급한 느낌을 준다. 첫째, 한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완전한 북핵 제거가 이뤄진 다음이어야 한다. 북한에 단 한 발의 핵폭탄이 존재하더라도 한국은 핵인질이 된다. 둘째, 만약 2차 미·북정상회담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를 합의하는 데 그친다면 미국은 더 안전해지겠지만 한국의 위협은 그대로다. 왜 그 비용을 한국이 대야 하나. 북한이 작은 양보를 할 때마다 이에 상응하는 경제 보상을 하고 그 부담을 주로 우리가 지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특히 북한의 근본적 핵 능력을 그대로 두고 선금을 치르는 방식은 최악이다. 북 비핵화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서도 안 되고 어수룩하게 이용만 당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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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8350원’ 편의점 20곳 조사
노인이나 중국인 유학생 고용
4곳은 가족끼리 운영, 쉴 틈 없어
“알바생도 투잡·쓰리잡은 기본”

점주 근무시간 늘어 평균 12시간
“가게 가는 게 감옥 가는 기분”
편의점주는 지난 15일을 전후해 ‘시급 8350원’으로 인상한 1월 급여를 지급했다. 이들 대부분 주휴수당을 피해 ‘알바 쪼개기’를 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월은 편의점의 보릿고개다. 소비자의 발길이 뜸한 가운데, 연말·연초 지출이 많은 탓에 편의점 소비는 줄어든다. 올해 1월엔 인건비 부담이 가중됐다. 최근 2년 새 최저임금이 29%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 15시간 이상 근무자에 꼭 지급하는 주휴수당도 새 변수로 떠올랐다.

편의점주는 시간제 근로자(알바)에게 지난 15일을 전후해 ‘시급 8350원’으로 인상한 1월 급여를 지급했다. 중앙일보는 이날을 전후해 서울 시내 편의점주 20명을 인터뷰했다.

가족끼리 운영하는 4곳을 뺀 16명의 점주 중 주휴수당 포함 시급을 지급한 곳은 절반이었다. 나머지 8곳 중 6명은 주 14시간 미만으로 고용하는 ‘알바 쪼개기’를 통해 주휴수당을 피해갔다. 알바 수는 늘었지만, 점주 근무 시간도 덩달아 올라갔다. 기존에 8시간씩 2명을 고용했다면 이를 3시간씩 4명으로 바꾸고 나머지 시간을 본인이나 가족이 때우는 식이다. 점주 평균 근무시간은 약 12시간(부부가 24시간 할 경우 12시간)으로 지난해 말 각 편의점가맹점협의회가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와 비슷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편의점을 하는 성인제(53)씨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임대료 등 고정비와 가맹비·인건비가 서로 엇비슷했지만, 지금은 인건비 비중이 50%가 됐다”며 “최저시급 인상에 따라 주휴수당·4대 보험료도 같이 올라 점주가 피부로 느끼는 부담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주 15시간 이상 알바를 고용하고도 주휴수당을 주지 않은 편의점은 2곳이었다. 점주·직원 간 ‘합의’에 따라 시급 8350원만 주고받았다. 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을 받지 못한 피고용인은 사회적 약자에 속했다. 한 명은 60대 노인, 나머지는 중국인 유학생이었다. 또 주휴수당을 지급한 8명의 점주도 2~6명의 알바 중 주휴수당에 해당하는 알바는 1~2명으로 최소화했다. 결과적으로 90% 이상이 ‘알바 쪼개기’와 가족 경영을 한 셈이다. 이제 편의점서 주 14시간 미만 고용은 대세가 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요일마다 알바 쪼개기=시청 근처에서 편의점을 하는 임모씨는 지난해 직원에게 “알바 시간을 줄여야겠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반응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임씨는 “대학생의 경우 시급이 올라 하루만 일해도 용돈 벌이는 되기 때문에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얘기가 잘 됐다”고 말했다. 임씨는 총 7명이나 되는 알바를 요일마다 각각 1명씩 배치했다. 주중 월·수·금은 대학생, 화·목은 주부, 토·일 각 1명이다. 야간은 중국 유학생과 대학원생이 맡는다.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인원은 2명뿐이다.

늘어난 알바로 점주 부담은 더 커졌다. 짧게 일하고 빠지는 알바 교육도 그중 하나다. 화곡동에서 편의점을 하는 심모씨는 “알바가 6명인데, 관리가 힘들다. 한두명 고용할 때는 믿고 맡겼는데, 요즘은 일일이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짧게 일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알바생도 알고 보니 낮에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 우리 점포에 와서 일하더라”며“투잡·쓰리잡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탈 없게 노인·외국인 고용=서울 강서구에서 편의점을 하는 김모씨(68)는 부부가 번갈아가며 하루 20시간을 책임진다. 나머지 4시간은 평소 알고 지낸 60대 노인이 맡는다. 주 20시간 이상 근무하는 60대 노인 알바에게 주휴수당 지급해야 하지만, 지난달 월급은 시급 8350원만 계산해 지급했다. 김씨는 “일하기 전 서로 협의했다”며 “법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수익이 박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점포만 정리되면 시급 8350원 받고 알바로 일하고 싶다. 아내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편의점엔 중국인 유학생 알바가 눈에 띈다. 주휴수당을 피하기 위해 유학생을 고용하는 경우도 잦다. 유학생은 주 20시간 근무할 수 없는데, 이를 어기는 곳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점주·직원 모두 불법에 해당하지만, 그래서 서로 ‘암묵적 합의’를 하고 일하는 셈이다. 중구에서 편의점을 하는 김모씨는 “주휴수당 피하려 중국 유학생 쓴다. 물론 (노동청에) 신고하면 줘야 하는 건 같지만, 알바도 불리하니까 실제로 그런 일은 없다”며 “한국 학생들만 알바 뺏기게 생겼다”고 말했다.

◆“접고 싶어도 위약금 때문에”=“대목이라는 설 명절에 하루 매출이 130만~140만원이었다. 그만두고 싶어도 위약금 때문에 못 한다. 5년 계약해 아직 3년 남았는데, 가게에 나가는 게 감옥에 가는 기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점주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 도봉구의 임모 점주도 “수익이 얼마냐가 아니라 계약 기간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걱정”라며 “지금 그만두면 위약금을 5000만원이나 물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을 여러 개 운영하는 ‘다점포 점주’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경기가 좋을 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었지만, 최근 비용 상승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7개 점포를 운영하는 유모씨는 “13년 전 권리금 3억에 들어간 점포를 최근 4000만원에 넘겼다. 그간에 벌어들인 수익이 고스란히 빠져나갔다. 13년 일해 딱 본전을 했다”고 말했다.

◆“이제 편의점은 가족 경영”=서울 중구에서 편의점을 하는 김모씨는 최근 본사와 협의해 오후 9시부터 오전 7시까지 문을 닫는다. 하루 14시간 근무하니 가족 경영이 가능해졌다. 김씨는 오전 7시 출근해 오후 5시까지, 이후 시간은 부인이 책임진다. 주말엔 아들과 딸이 부인의 역할을 대신한다. 그러니까 김씨는 하루도 쉬지 못한 셈이다. 김씨는 “석 달 전까지 65세 이상 노인을 알바로 썼는데, 그마저도 정리했다”고 말했다.

8년째 편의점을 운영 중인 장모씨는 남편과 번갈아 12시간씩 맞교대한다. 장모씨는 “3년 전부터 알바를 쓰지 않는다. 병원 가기도 힘들다”고 했다. 이어 “알바 쓰고 싶어도 못 쓴다. 온종일 일해도 가져가는 돈은 200만원 남짓”이라고 말했다.

김영주·신혜연·백희연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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